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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슈룹으로 보는 역병에 대처하는 바람직한 자세

복이꿀이 2023. 1. 7. 00:07

슈룹의 뜻이 뭔지도 모르는데 왠지 꼭 봐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든 드라마여서 봐야지 봐야지하고 있다가 지인도 본다길래 최근에 정주행 완료했다.

보다가 4화에서 정말 인상깊은 내용이 나왔다. 바로 역병이 창궐했을때 대응을 어떻게 하는 게 합리적인가에 대한 것이었는데 현재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상당히 많이 빗댄 것 같았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인물 설명을 매우 주관적으로 간략하게 하고 가겠다.

• 왕 : 완벽하진 않지만 대체적으로 성군의 자질을 갖췄다. 합리적인 편이다.

• 성남대군 : 중전(김혜수)의 둘째 아들이고 한량인척 하지만 천재적인 성군이 될 기질을 갖춘 인물이다. 사고의 범위가 넓고 열려있다.

• 보검군 : 왕자들 중 가장 수재이다. 성남대군이 타고난 천재라면 보검군은 노력형 수재라고나 할까. 착한 편이다.

• 의성군 : 설명하기도 싫다. 싹수가 샛노란 빌런이다. 왕자들 중에 가장 왕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인물.

<배동 선발 대회(역병 전문가 선발 대회)>

왕 (최원영)


왕 : 지금 서촌에선 전염성이 강한 신종 역병이 창궐했다. 다행히 도성은 역병의 초기 근원지인 움막촌을 봉쇄해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이후 산발적으로 생긴 병자들은 움막촌에 격리한 상태며 움막촌은 역병이 종식될 때까지 잠정 봉쇄될 예정이다. 이를 고려하여 신종 역병의 확산을 막고 움막촌을 통제 관리할 방안에 대해 논해보라.


보검군 (김민기)


보검군 : 움막촌을 어디까지 통제할 것이냐가 쟁점이 될 것입니다. 강경하게 격리하여 외부와의 단절은 유지하되 중증, 경증으로 환자들을 분류해 관리하고 완치된 백성들은 격리해제해야 합니다.


의성군 (강찬희)


의성군 : 안됩니다! 역병 발생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다 나은 줄 알았으나 다시 병이 도져버린 사례가 32건이나 있었습니다. 이렇듯 증상 없는 감염자가 격리해제 된다면 역병이 도성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해서 접촉을 최대한 막기 위해 구휼도 중단해야 합니다.


성남대군 (문상민)


성남대군 : 미쳤어? 😡 그럼 그들은 굶어 죽으란 것입니까? 구휼이라도 있으니 그나마 버틴 겁니다. 오히려 거기에 구료(의료 지원)까지 더해야 합니다. 역병을 종식시키는 게 도성을 지키는 일이라면 역병을 잡아야지 백성을 왜 잡습니까?

보검군 : 구휼은 허하고 구료가 불허된 것은 의료 지원 시 밀접접촉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소수의 병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무리하게 역병의 근원지에 출입한다면 감염의 전파고리가 도성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의성군 : 이번 역병을 종식시킬 방법이 있습니다. 부란병(수목의 병해) 방법을 접목하면 됩니다. 나무가 병충해를 입으면 회생 불가능한 가지를 과감하게 절단하고 소각해 버립니다.



성남대군 : 움막촌에 불이라도 놓자는 겁니까?

의성군 : 예! 불태워야 합니다.

성남대군 : 그럼 거기 살고 있는 백성들은 어쩌란 말입니까?

의성군 : 어차피 그들 중 대부분은 출신 성분도 알 수 없는 이주자들입니다.

성남대군 : 죄 없는 백성들까지 죽여가면서 불을 놨는데 역병이 종식되지 않으면 어떡할 겁니까? 민가에선 이 역병을 비루수라 부릅니다. 마치 안갯속 물방울처럼 바람에 날려 온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전염 경로를 모르니 바람으로도, 물로도, 심지어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로도 병에 걸린다 믿게 된 것입니다. 역병에 대한 이런 거짓 정보와 그 무지함이 백성들의 불안과 공포를 낳는 것입니다. 그 불안이 극대화된 사건이 바로 움막촌 방화 사건입니다. 그 불안과 공포가 움막촌에 대한 혐오와 차별로도 표출되고 있습니다. 역병과 무관한 사람들에게까지 무차별적인 폭력이 가해지고 있습니다. 병의 실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그 두려움이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병의 확산을 막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 병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사실 현재 코로나 팬데믹의 본질을 모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검군의 의견이 가장 현실적이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할 것 같기도 하다. 성남대군이 한 말이 정말 본질을 정확히 파악한거지만..

작가가 성남대군을 통해 하고싶은 말을 했다는 생각이 드는데 너무 나간걸까? ㅎㅎ

성남대군이 한 대사 너무너무 시원하다. 역병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것.. 극본 쓴 분 이름이 "박바라" 시던데.. 꼭 기억해둬야지 ㅎㅎ

나도 처음에 아무것도 모를때는 그저 코로나 걸리면 높은 확률로 병신이 되고 택배로도 전염되고 환풍구로도 전염되는지 알았다.

독감, 폐렴, 각종 질병의 통계, 통계가 산출되는 방식, 코로나 관련 통계, PCR검사법의 정체, 방역 정책 등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공부했더니 공포심이 사라졌다. 공포는 무지에서 나온다는 말이 정말 실감났었지..

코로나 이전에는 되도록이면 전염병이 발발해도 이동을 막는 정도의 엄격한 통제는 지양하도록 되어있었다.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엄격한 통제는 급격한 사망률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얻는것보다 잃는게 많기 쉽상이다..

지금보다 더 무지한 시대에는 오히려 의성군 같은 마인드로 대처했기에 더 피해가 크지 않았었나 싶기도 했다. 역병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니 대부분 흉년이 든 해에 창궐했으며 겨울에 최고조이다가 잠잠해지는 시기는 여름이었다. 코로나랑 비슷하죠? ㅎㅎ 결국 역병의 창궐 조건은 전염보다는 면역력과 연관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음.

그나저나 문상민이란 배우는 처음 보는데 성남대군 역할 너무 찰떡이다. 성남대군 보는 재미로 봤네.. 첫인상부터 범상치 않아 보였고 성남대군이 가장 왕에 적합하다 싶었는데 ㅎㅎ 중전(김혜수)를 가장 많이 닮았다 싶고 ㅋ

이 드라마 주인공인 중전 화령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네. 인물 소개 보면 디펜딩 챔피언이라고 나오는데 정말 👍👍 명대사 제조기이며 맞는말만 함 ㅋㅋ

내 세계관이랑 매우 흡사한 드라마여서 넘 재밌게 봤다. 강추함 ㅎㅎ 특히 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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